EXHIBITION

Choi Jun Kun

2011.11.02 - 2011. 11.29

JJ중정갤러리에서 개관전인 < 돌, 물, 달 >에 참여했던 세 작가 중 한명인 최준근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여백과 먹을 통해 바다 풍경을 그리는 작가 최준근의 전시에서는 개인전을 통해 더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최준근은 돌을 그린다. 그가 그린 돌은 검다. 제주도의 검은 현무암 파편이기 때문이다, 그 돌들은 제주도 바닷가에 있고, 그가 그린 그림은 그 돌들이 있는 풍경이다.

최준근의 검은 돌들은 먹으로 그려진다. 최준근은 큰 붓이 아니라 작은 붓들을 쓴다. 한 번 칠하고 두 번 바르고 자꾸 붓질을 쌓아 돌들을 그린다. 최준근의 그림은 그림의 대상인 사물의 존재를 지우면서 동시에 존재하도록 허용한다. 이 모순 속의 돌들은 돌이 아니고 검은 색이다. 배경 역시 하늘도 바다도 아닌 흰색일 뿐이다. 그러면서 검은 색은 돌이 되고, 흰색은 돌의 배경이 된다. 이 두 가지 무채색 사이에 그의 그림이 있다. 사실 그의 과거의 그림들에 비하면 놀랍도록 명료하고 단순해졌다. 이 단순함이 시간의 힘이고, 그의 힘이다.

최준근의 그림의 배경이 되는 캔버스는 흰색 배경 이상의 역할과 기능을 한다. 그는 그것을 바다라고 부른다. 그 부름 때문에 흰색은 바다가 되지만 사신을 그것이 바다인지 하늘인지 캔버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 물결 없는 바다, 수평선 없는 바다, 그려지지 않은 바다는 여백이자 캔버스 자체이다. 이는 동양 그림에서 말하는 여백과도 다르다. 여백은 뭔가 그려지고 난 뒤의 가능석을 지시하는 개념적 공간이지만 최준근의 그것은 그런 가능성의 공간이나 보는 사람이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 이상의 어떤 것이다. 거기에는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 캔버스의 존재감은 어쩌면 그려진 대상인 돌보다도 강하다.

그의 그림을 보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려진 돌들의 존재감 보다는 캔버스 전체의 프레임이다. 옆으로 긴 장방형 틀 안에 놓인 돌들은 그 다음에 눈에 띈다. 그림이 걸린 공간과 흰 사각형 프레임 사이의 존재론적 긴장감이 그의 그림을 보는 열쇠인 셈이다.

걷기와 바라봄의 차분한 결과물인 최준근의 그림들은 단순하다. 그 단순함은 돌의 침묵이나 바닷물의 일렁임과도 같다. 멀리서 보면 점들로 보이는 그의 그림은 가까이 가보면 돌이 된다. 그가 그린 돌들은 먹으로 그어진 획들의 집적이다. 물론 서예의 그것처럼 획이 온전하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획들이 쌓여 이루는 돌들은 묘사된다기 보다는 쓰여진다. 그리기가 아닌 쓰기로서의 이미지 제작은 재현으로부터 멀어진다. 그의 그림은 재현이 아니면서 재현의 효과를 내고, 엄밀하게 구성되어있으면서 구성으로부터 멀어진다.

동양의 옆으로 펼쳐진 두루마리 그림들은 하나의 고정된 시점에서 그려지지 않는다. 잘 알다시피 그런 그림들은 산점 투시, 혹은 걸으면서 바라본 것처럼 그려지고 같은 방법으로 보여진다.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올 필요 없이 부분들을 보아서 상상력으로 재구성하는 그림들인 것이다.

따라서, 최준근의 돌 그림, 돌의 풍경은 한 곳에서 바라보는 서양전통 회화의 구성과 방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보아야 한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끝없이 제주 바닷가를 걷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는 사람들 또한 느긋하고 천천히 그림 속을 걷기를 조용히 권하고 있다.

 

 

평론가 강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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